영화 ‘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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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공감과 위로의 시대다. 다들 힘들어 죽겠다고 한다. 뭘 해도 안된다고 한다. 그러고 있자면 TV든, 책이든, 유튜브든 한 마디씩 던진다. ‘힘들지. 나도 그래. 다 괜찮다. 잘 될거야.’ 다 좋은 말이다. 하지만 나는 이런 이야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내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부둥켜 안고 함께 울어줄 시간조차 없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대로 나자빠져 신세한탄이나 하고 있기에는 내 삶이 너무도 짧다.

마침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딱 내가 좋아하지 않는 그런 사람들이다. 제 한 몸 책임질 힘도, 의지도 없다. 그저 흘러가는대로 산다. 심지어 스스로가 무엇을 원하는지조차 모른다. 그러면서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좌충우돌이다. 이런 그들에게는 운명을 돌이킬 작은 행운조차도 주어지지 않는다. 그야 당연한 일이다. 손조차 내밀지 못하는데 무엇을 잡을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왠지 꾸짖고 다그치기가 망설여진다. 아마도 나 역시 그들과 마찬가지인 사람이기 때문이리라.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는 마음에 고민하며 갈피를 잡지 못하고, 가까스로 내린 결정은 늘 너무 늦어 후회만 가득하다. 그러고서도 나아지는 바 없이 매번 같은 어리석음을 반복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계속되었던 안타까움과 주인공들이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이러한 나 자신의 투영이 아니었을까.

아무튼 다들 잘 됐으면 좋겠다.

영화 메이트 2019.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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