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혁명(메이지유신과 일본의 건국)
메이지 유신은 실로 빛난다. 역사상 이토록 적은 희생으로 근대화를 이룩한 비서구 국가의 사례가 또 있을까? 저자는 ‘밭두렁 키신저’(내가 만든 표현이다)가 유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 본다. 흑선내항 이전에 이미 일본의 민중 사이에서는 다양한 사상이 백가쟁명 중이었다. 흑선내항에서 대정봉환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유신 이후에도 ‘국가’ 일본을 건설하기 위한 논쟁은 뜨거웠다. 유신을 그저 ‘위로부터의 혁명’이 일사분란하게 이뤄졌다고 보는 것은 단선적인 판단일 뿐이다. 아래로부터의 다양성과 자율성, 그리고 헌신이야말로 유신의 진정한 힘이었다. 그저 일본은 ‘원래 강했다’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납득할 수 밖에 없었다.
분명 흑선내항으로부터 러일전쟁에 이르는 50년의 세월은 일본이 자랑스러워 할 수 밖에 없는 역사다. 하지만 그 와중에 발생한 희생도 잊을 수는 없다. 일본이 1000년간 쌓은 부가 개항 이래 불과 50년만에 국외로 유출되었다. 오사카와 에도의 거상은 몰락했다. 한국과 중국 등 이웃 나라를 파멸시켰다. 심지어 일본 그 자신조차 파국을 면하지 못했다. 이 시대를 다룬 만화 ‘바람의 검심’이 인기를 얻은 이유는 아마도 일견 찬란해보이는 유신의 빛 이면의 어둠 그리고 이를 극복하는 희망을 이야기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202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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