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은 개발자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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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국 현대사에 특별한 족적을 남겼다. 이는 과거의 일이 아니다. 현재 진행형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긴 설명이 필요 없을 듯 하다. 나 역시 이 분에게 줄곧 관심이 많았다. 일베와는 무관한 관심이다.

어느 모로 보아도 흥미로운 이 분은 아래 기사와 같은 족적도 남겼다. 한국경제의 이 기사에 따르면 아마도 97년경의 기사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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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기사를 근거로 노무현은 탁월한 개발자였다는 주장을 여러 번 보았다. 하지만 나는 늘 이런 의문을 품었다. 제 아무리 대단한 천재라 할지라도 변호사와 정치인과 개발자를 동시에 하기란 어려울 터. 나는 진실이 궁금했지만 행동에 옮기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얼마 전 우연히 헌책방에서 노무현의 에세이 집 “여보 나 좀 도와줘”를 발견하여 냉큼 집어들었다. 노무현이 대통령 후보가 되기 10년 전인 94년에 씌여진 책이다. 그리고 문제의 그룹웨어에 대한 글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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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전략) 프로그램 개발을 맡겼더니 (후략)”이라 쓰여있다. 이로 보아 기획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했지만 개발은 외주를 맡긴 듯 하다. 멀지 않은 과거인만큼 위 그룹웨어의 자초지종을 목격한 사람이 분명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지만, 나의 능력이 부족하여 더이상의 조사는 불가능했다.

물론 아마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맡은듯한 기획의 역할을 과소평가 하는 것은 아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여러 직군의 사람들이 참여한다. 개발자 뿐만 아니라 기획자, 분석설계자, PM 등등… 각자 맡은 역할이 있고, 소프트웨어는 모두의 협업으로 완성된다. 각 역할의 우열을 가리는 건 큰 의미는 없을 듯 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프로그래밍에 전혀 무지했다는 주장을 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위 기사와 에세이만으로는 그의 프로그래밍 능력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다만 산업 특성상 프로그래밍에 대하여 전혀 무지하다면 기획 업무를 수행하기란 극히 힘들다. 따라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프로그래밍을 할 줄 알았을 것이라 조심스럽게 추측해 봄 직하다.


이런 글을 쓰고 있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 본인의 증언을 발견하고 말았다. 그는 기획자가 맞았다. 그리고 이 글은 망해버렸다…

2021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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