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
나는 운이 좋다는 말을 삼가는 편인데, 운명이란 변화무쌍하여 언제 어떻게 내게 등을 돌릴지 모른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해도 여태 무풍에서 해온 6번의 공연 동안 나의 운은 제법 좋았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그간 함께한 파트너 덕분이다. 파트너의 도움 아니었으면 나 홀로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짧은 글로 나의 마음을 이루 전할 수는 없겠지만, 부족하나마 작은 시도라도 해보려 한다.
란이
저의 첫 파트너이자 네번째 공연의 파트너 란이 누나. 란이 누나와 저는 동기 중에서는 드물게도 살사를 처음 시작하는 몇 안되는 사람들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런 만큼 우리 둘의 파트너쉽은 쉽지 않을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누나는 저의 리드를 믿고 따라와 주셨습니다. 심지어 동영상만 보고 억지로 외운 동작과 모양새였는데도 말입니다. 덕분에 우리 둘 다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이 공연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설사 어설픈 동작이었다 해도 말이죠. 제가 지금도 춤을 추고 있는건 8할이 그때의 감동 때문일겁니다.
아코
우여곡절 끝에 선생님에서 나의 파트너가 된 아코샘. 사고를 치고 살사를 그만두려던 저를 이끌어준 아코샘. 급조된 팀웤, 그리고 저의 부족한 연습 때문에 쉽지 않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코샘 덕분에 어떻게든 해냈습니다. 아코샘의 하드캐리가 아니었다면 제가 살사를 계속 할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올리비아
쇳덩이처럼 움직이던 저를 피와 살이 도는 인간으로 빚어냈다 누차 주장하는 올리비아 누나. 누나는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습니다. 아무튼 저는 몇 번이나 누나의 팔을 찢어 뽑아버릴뻔 했으니까요. 그런 부상의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쉴 새 없이 저와 연습하셨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시간은 연습보다는 누나에게 개인 지도를 받는 시간이었지만 말입니다. 좋은 초급 담당이 되실거라 믿습니다.
사월
61기 살세라 에이스 사월 누나. 공연에서 센터를 맡게 되었을 때, 저는 제가 잘해서 그런건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잘하는건 제가 아니라 누나더군요. 그런만큼 폐를 끼치지 않도록 더욱 애썼습니다. 그리고 공연 직전의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연습했었죠. 누나와 함께 공연장 구석의 계단참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동작을 다듬던 시간은 아마 잊지 못할 겁니다.
피오니
나의 마지막 파트너 피오니. 매 공연 때마다 그래왔지만, 이번 겨울 파티는 유달리 이번이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예감이 강했어.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바를 다 하고 싶었고, 너도 그런 나에게 조금도 뒤쳐짐이 없었지. 그렇게 함께 열심이라 좋았다. 그랬기에 공연 당일 날 옷에 팔찌가 걸리는 찰나의 사고에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몰라. 그리고 앵콜 공연의 센터에 서서 실수 하나 없이 모든 안무를 소화해내는 너를 보니 기뻤어. 네게 아쉬움이 없었으면 좋겠다. 예쁘게 잘 해냈으니까.
그리고 다른 모든 분들께
저와 공연을 함께 하셨던 모든 분들, 부족한 저를 아끼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일일이 저의 고마움을 전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감사함의 크기가 덜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그간 느낀 모든 감정은 오로지 여러분과 함께였기에 가능했을테니까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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