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신화

less than 1 minute read

북유럽 신화의 신들은 모순적이다. 이들은 내가 평소 생각하던 신의 모습과는 다르다. 모든 것을 알고자 하나 실은 아무 것도 모르는, 혹은 몰랐던 신 오딘. 신이면서도 신이 아니며, 모든 신에게 종말을 내릴 자 로키. 누구보다 강하다지만 그 힘을 어찌 써야할지 무지한 토르. 신보다 강하지만 늘상 도살당하는 여러 거인들. 하나같이 터무니 없는 이야기다. 필멸의 신, 신이면서도 신이 아닌 신이라니, 이를 어찌 받아들여야 할까? 그들의 이야기는 잔인하면서도 비참하고, 어리석으면서도 용감하다. 이러한 모순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신이라고 불릴 수 있는 유일한 이유가 있다면, 아마도 필멸의 운명을 받아들이되 최후의 순간까지도 필사적인 저항을 멈추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평범한 인간에게는 결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닐 게이먼. 2019. 북유럽 신화. 박선령 옮김. 나무의철학

Tags:

Categories:

Updated: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