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자바스크립트 deep d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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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이란 참 묘한 것이다. 어떤 언어나 프레임워크든 처음 배울 때는 무진장 어렵고, 눈에 익기 시작하면 쉽고 재미있으며, 익숙해지면 이제 개발의 달인이 된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더 흐르고 난 어느 시점에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알기는 아는 것 같은데, 정말로 제대로 알고 있을까? 나의 지식과 기술은 날카로운 경지에 이르렀을까?

내가 JavaScript로 돈을 벌기 시작한지도 어언 9년 남짓한 시간이 흘렀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아무튼 언어 자체만으로 보았을 때 지난 9년은 격동의 세월이었다. 언어와 개발 문화, 그리고 쓰임새 모두 큰 발전이 있었다. 이제 막 자바스크립트 개발을 시작하는 사람이 보기에 나는 제법 산전수전(?) 겪은 올드(?) 자바스크립트 개발자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나의 기술에 대한 의문이 거듭 든다. 내가 정말 자바스크립트를 잘 알고 쓰고 있는 게 맞나?

그러던 차에 이 책을 읽기 시작하니 정신이 혼미해졌다. 나는 자바스크립트를 알기는 알았으되 날카롭게 알고 있지는 않았다. 여태껏 막연한 경험에 의거하여 자바스크립트를 써 왔을 뿐, 그 정확한 동작 원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음을 이 책을 읽고 분명히 확인했다. 나의 우려는 사실이었던 것이다…

그만큼 이 책은 자바스크립트의 동작 방식에 대하여 세세하게 설명한다. 중요하다는 사실은 다들 알고 있고, 또 매일같이 개발에 사용하고 있지만 정작 내가 지금껏 날카롭게 알지 못하던 개념들을 꼼꼼히 짚어준다. 사실상 나처럼 나태한 개발자를 위한 정신적 물리치료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자바스크립트 개발자라면 연차에 상관없이 일독을 권한다. 설사 다 아는 내용이라 하더라도 정연한 이해를 다시 한 번 새길 수 있다면 이 또한 얻는 바가 없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이 책이 자바스크립트 개발을 위한 완벽한 단 한 권의 책은 아니다. 대체로 문법적 설명과 동작 방식에 책의 대부분이 치우쳐 있고, 그 외의 분야에 대해서는 설명이 그리 자세하지 못하다. 그리고 책이 아주 두껍다(900p 이상). 그래도 공룡책보다는 얇고… 무엇보다도 분량에 비해 빨리 읽힌다. 또한 그래서 자바스크립트 개발을 어떻게 해야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는다. 하기사 그것은 이 책이 다루는 주제도 아니다.

자바스크립트를 잘 아는 것 같기도 하고 모르는 것 같기도 하는 개발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2021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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