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개발자 SI에서 살아남기

1 minute read

짧고 재미있어 하루도 안 걸려 읽어내렸다. 나도 SI에서 개발자 일을 시작했다. 경영학과 출신의 IT비전공자였고, 개발에 대해서는 아무런 지식도 없었다. 벌써 9년 전의 일이다.

그 당시는 2021년 지금과는 세상이 많이 달랐다. 사람들은 개발자를 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심지어 컴퓨터공학과를 나왔어도 그런 사람들이 태반이었다. 개발자는 일은 고되고 보상은 적은, 그런 직업이었다. 첨단 기술 등의 세련된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건설 현장 노동자에 가까웠다. 묵묵히 땀흘려 일하며 세상의 기반을 다지는 그런 눈에 띄지 않는 존재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자라는 직업을 택한 나는 상당히 독특한 이력을 가진 축에 속했다.

그런데 이제 세상이 바뀌었다. 개발자를 하겠다는 사람이 많다. 바야흐로 IT붐이다. 개발자는 억대 연봉, 초봉 6천이라는 뉴스가 범람한다. 국비 지원 IT학원조차도 영업 전략을 바꾸었다. 과거에는 IT학원의 코딩 커리큘럼을 수료하면 생활비를 받을 수 있다는 광고가 많았다. 물론 광고의 타겟은 실업자들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네이버, 카카오 입사 가능! 초봉 6천!을 광고 카피로 한다. 불과 5년만에 이렇게 바뀌었다.

개발자로서 이러한 시대의 변화는 신나는 일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든다. 개발자의 화려하고 세련된 삶에 대한 찬양과 질시가 넘치는 지금 이 시점에조차, 대부분의 개발자는 초봉 2~3천만원으로 경력을 시작한다. 당연히 대다수는 이 책에서 다루는 SI에서 일한다. 그리고 공급이 많으면 그만큼 가격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2000년대 초 자바 국비 지원 학원에서 쏟아져 나온 개발자 공급은 그 때만 해도 제법 높았던 개발자의 몸값을 크게 떨어뜨렸다.

그렇다 해도 한 가지 확신은 든다. 그 때 그 시절의 개발자 선배들이 이 땅의 전산화를 이룩했듯, 지금 새로 시작하는 수 많은 개발자들도 무언가를 이룰 수 있으리라 믿는다. 아무튼 공급은 수요를 창출하기도 하는 것 같으니까.

20210218

Tags:

Categories:

Updated: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