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텍 키보드 K480 구매 실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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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4년간 눈여겨 보며 호시탐탐 노려왔던 K480을 구매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실패다. 부디 후인들이 나와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리뷰를 남긴다. 공정한 리뷰를 위해 내가 현재 쓰고 있는 다른 키보드를 명시하겠다.

1. 메인 키보드: Microsoft Sculpt Ergonomic keyboard
2. 랩탑 키보드: 맥북 프로 butterfly1

우선 K480의 killer feature를 살펴보자.

1. 가격이 싸다. 2020년 3월 기준으로 3만원이면 산다
2. 무선(블루투스)이다
3. 동시에 3대의 기기에 페이링 할 수 있으며, 편리하게 기기간 전환 가능하다
4. 스마트폰 및 태블릿을 거치대에 끼울 수 있다
5. 10 keyless라 작다(?)

위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나는 메인 키보드로 K480을 사용하려는 시도를 포기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grub에서 인식 불가

나는 직업 특성상(개발자) 1대의 데스크탑에 2개의 OS를 설치해 사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grub을 사용한다. 문제는 grub에서 부팅 OS를 선택할 때, 이놈의 키보드가 인식이 안된다. 블루투스 동글을 인식 못하는 것이다. 로지텍 유니파잉 리시버를 사용하면 grub에서 블루투스 기기 인식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안타깝게도 K480은 유니파잉 리시버를 지원하지 않는다. grub을 사용한다면 K480은 포기해야 한다.

2. Dual booting을 사용해 OS를 전환하면 페어링이 끊긴다

1의 연장선에 있는 문제다. 다른 키보드를 끼워 어찌저찌 원하는 OS로 부팅하는데 성공했다 하더라도, OS를 바꿔 부팅할 때마다 페어링을 다시 해줘야 한다. OS 설정 파일을 수정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하지만 1의 문제 때문에 이미 글러먹었다. 1과 마찬가지로 유니파잉 리시버를 사용하면 문제가 해결된다는데, 다시 말하자면 K480은 유니파잉을 지원하지 않는다. 솔직히 나는 이 키보드가 당연히 유니파잉을 지원하는줄 알았다. 물론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 기계를 구입할 때는 반드시 스펙을 잘 살피자.

3. 거치대에 아이패드 프로 11인치가 끼워지지 않는다

K380과 비교시, 거치대의 존재는 K480의 유일한 장점이다. 하지만 아이패드 프로 11인치(1세대)의 각진 테두리는 본 제품의 거치대에 끼워지지 않는다. 아이패드 에어2는 잘 끼워진다…

4. 키가 뻑뻑하다(?)

본 키보드는 멤브레인 방식인데, 거의 기계식 적축 키보드와 비견될 정도로 시끄럽다. 그리고 뻑뻑하다. 펜타그래프와 버터플라이 키보드를 사용하던 내게는 손가락이 너무 피곤하다.

5. 익숙치 않은 키 배열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개발자 생활을 처음 시작했던 대략 10년 전, 내가 왜 예나 지금이나 대세였던 로지텍이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키보드를 선택했는지를 복기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키보드 치는게 직업이라면 키보드는 앵간하면 비싸고 좋은 놈으로 쓰는게 몸과 마음에 이롭다.

2020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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