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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피겠노라’는 말 한마디에 억울하게 죽은 원혼들이 죄다 성불한다. 죄다 왕의 말 한마디에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이다. 말 한마디가 참 무섭다. 이승과 저승 양쪽에서 사람을 살리고 죽이며, 원한을 쌓고 푼다. 귀신마저 감동시킨다. 문제는 이 드라마의 작중 인물들이 하는 말이 대개 거짓말이라는 점이다. 보살핀다느니, 굽어살핀다느니, 모두 위기를 모면하고자 내놓은 궁여지책일 뿐이다. 진심은 전혀 없다. 하지만 주인공 ‘구천’이 말하듯, ‘원귀는 본디 단순하다’.

단순하다고? 위정자의 공허한 약속을 믿는 자들이라면 대체 누구인가?

이렇게 구천은 자꾸만 제4의 벽을 애매하게 넘나든다. 그는 산 자도 죽은 자도 아니다. 이승과 저승을 오가듯 극의 안팎을 오가며 시청자의 자리까지 건너온다. 그러고 보면 왕의 ‘보살피겠노라’가 거짓말이라고 지적한 자도 구천이다. 아마 ‘원귀’는 현실 세계의 피지배자인 우리 자신일 것이다. ‘보살피겠다’고 말하는 왕은 현실 세계의 위정자다. 그래서인지 구천은 작중 내내 모든 것을 지긋지긋해한다. 남들은 보지 못하는 이면을 볼 수 있는 자라면, 그 불쾌함은 어쩔 도리가 없으리라.

202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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