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사람 자르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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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하의 글은 특정 회사나 특정인과는 무관한 순수한 본인의 창작물입니다. 간혹 창작물에서 실제 현실세계의 모습과 유사한 부분이 있거나 실제 현실세계의 인물과 유사한 인물이 묘사될 수 있으나 이는 창작물의 특성상 창작내용이 실제 세계와 간혹 유사한 부분을 갖는 경우에 불과합니다. 이 글은 실제 세계의 특정한 회사, 혹은 개인에 대한 진술이 아니며 실제 세계의 그 누구와도 아무런 관련이 없는 창작자 본인의 순수 창작물임을 밝힙니다. 즉, 이 글은 순수 소설입니다.

최근 한국의 모 대형 IT 기업에서 현재 진행형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이 회사는 근 2년간 2천명 가까이를 내보냈다. 위로금 등을 쥐어주며 내보낸 건 아니다. 주로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하거나, 전혀 다른 직군으로 인사발령을 내고, 연봉상승률 2% 고정, 업계 최저 연봉 유지 등의 수법으로 달성한 성과. 당연히 회사의 내부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다. 직원들이 근무 시간에 대놓고 이력서를 작성할 정도. 여기서 뭘 얼마나 더 안좋아지겠느냐 했지만…

당연히도 더욱 흉흉한 소식이 울려퍼졌다. 사업부 하나를 모 중소기업에 분리 매각하기로 했다는 선언이었다. 그간 회사에서는 강력하게 부정해왔던 건이었기에 여태 회사를 믿고 있던 직원들에게는 충격이 더욱 컸다. 즉시 해당 사업부 직원들의 인사이동이 막혔다. 위로금도 책정되었다. 인당 백만원 초반의 금액이었다. 회사가 약속했던 연말 성과금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작은 액수였다. 비탄과 분노가 커져가는 가운데 일부 직원들은 행동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바로 그룹사 본부에서 시위를 하는 것.

직원들은 개인 휴가를 내고 그룹사 본부 건물에 모였다. 그래봐야 몇 명 되지도 않았지만, 여태 노조가 없던 회사였기에 직원들 입장에서 이만하면 유례없는 초강수라 할 만 했다. 하지만 회사 측의 행동은 전격적이었다. 시위 참여자들은 모두 무단 결근 처리당했다. 휴가를 냈는데 어떻게 무단 결근이냐고? 방법은 간단했다. 시위 참여자들의 휴가 승인 데이터는 모두 휴가 승인 대기 상태로 변경당했다. 이 조치의 메시지 또한 분명했다. ‘너희들의 출퇴근 데이터든, 인사 데이터든,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조작 가능하다. 필요하다면 어떤 소송조차 불사하겠다.’ 당연히 한 줌도 안 되던 직원들의 저항은 봄날 바람처럼 흩어져버렸다.

그러나 충격과 공포의 격랑 속에서도 작은 드라마는 있었다. 아무리 회사측이라는 단어 하나로 뭉뚱그려 이야기한다지만 그 또한 직원들의 집합체인 법. 사소한 불협화음도 있을 만 한 것이다. 사건은 시위 참가자들의 휴가 승인 데이터를 조작할 때 터졌다. 인사팀은 인사 시스템 담당자에게 해당 데이터를 즉시 변경할 것을 지시했지만, 그 담당자는 자신의 신념에 맞지 않음을 들어 이를 거부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불법을 자행할 것을 종용받는다면 차라리 퇴사하리라 선언했다. 뜻밖의 저항이었지만 이에 대한 반응은 단호했다. ‘네가 그만두든 말든, 데이터는 변경될 것이다.’ 결국 다른 누군가가 대신 작업을 한 끝에 회사측의 의지는 이루어졌다. 신념을 지키려 했던 그 시스템 담당자가 그 후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한 때 우리는 한 가족임을 외치던 회사가 그 가족의 일부를 팔아넘긴다거나, 아니면 해고한다든가 하는 이야기는 이제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오히려 그런 허울좋은 말을 믿는 사람들은 이제 동정받을 자격조차 없다는게 이 시대의 중론이 된지 오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회사가 불법의 영역에 들어선다면 또 다른 선율의 노래가 되어버린다. 아무튼 일개 직원으로서 회사와 법적 다툼을 시작한다는건 일상의 파괴이자 감당하기 어려운 짐인 것이다. 그런만큼 회사측은 직원들을 상대로 한 싸움에서 가볍게 준법이라는 선을 넘겨버린다. 그리고 이는 회사의 일부로서 기능하고 있는 직원들에게도 파란을 미친다. 직원은 회사의 도구이며 내 운명의 결정자는 내가 아니라는 사실을 잔인하게 맞닥뜨려야 하는 그 순간, 나는 무엇을 선택할 수 있을까? 부끄러움 없는 한마디를 내뱉기조차 참으로 어려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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