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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인천 시리즈 2 - 글래버 앨범 속의 개항기 조선

2012년 겨울, 나가사키의 글래버 저택에 방문한 적이 있다. 엄밀히 말하면 입장 시간이 지나 담벼락에서 흘끗 보았다. 그때는 내가 사는 인천과 일본의 나가사키가 이렇게나 가까운 곳이었다는 사실을 몰랐지. 인천의 글로버 저택은 지금은 문을 닫은 올림포스 호텔 자리였다. 이곳에 묶어본 적은 없지만, 근처를 지나며 바다 위로 우뚝 솟은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저곳에 오르면 얼마나 전망이 좋을까 생각했다. 아마도 천혜의 요새이리라. 그래서인지 한국전쟁기 인천상륙작전 중 완전히 박살이 났다.

앨범 속 사진을 보는 기분은 묘하다. 사진은 1880년대부터 시작하는데, 아마도 글로버 저택에서 일하던 한국인(당시 기준으로는 조선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여러 장 있다. 사진 속 조선인들은 글로버 가족과 함께 사진을 찍으려 쪼그려 앉거나 황소를 몰고 있다. 시커먼 얼굴과 흰색 한복의 그들은 나와 같은 핏줄의 조선인이다. 하지만 흰 얼굴에 서양 복식을 차려 입은 글로버 가족과 비교하니 오히려 글로버 가족보다 조선인이 낯설어 보인다. 2026년에 살고 있는 한국인인 나의 정체성은 어디에 있는걸까?

  • 모던인천 시리즈2: 글래버 앨범 속의 개항기 조선, 류은규 & 도다 이쿠코 & 야마다 유카리 저, 토향, 2025년 03월 27일 출간

202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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