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연 후 1년이 지나
지난 17년 첫번째 공연을 하고 만 1년이 지났다. 돌이켜보면 그 당시의 느낌이 꽤나 절절했었다. 나름 장문의 글도 썼다. 글을 다시 읽어보니 행간마다 고통이 박혀있다. 나는 어쩜 그리 춤을 못췄는가. 10초의 안무를 익히는데 1시간이 걸렸다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그만 정신을 놓아버리고 말았다…
그러던 내가 이번 가을 파티에서는 무려 2개의 공연을 했다. 하나는 초중급반 공연이고, 또 하나는 무풍댄스부 축하 공연이다. 제법 열심히 준비했다. 힘들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잘 하고 싶었다. 그래서 잘 해냈냐고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아쉽게도 그렇지는 못했다. 여전히 애정어린 눈길 없이는 보아주기 힘든 수준이다. 그리고 나 자신의 무능을 마주하기란 처참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춤을 사랑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나와 함께 춤춰주신 분들 때문이다. 함께 할 때의 충실감, 고양감, 그 밖에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온갖 감정들. 홀로 고통을 견뎌야하는 운동만을 하던 시절에는 결코 느끼지 못하는 감정이었다. 덕분에 이제는 춤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고민도 추억으로 남겨둘 수 있을 것 같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나와 함께 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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